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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中 전투기에 전멸 기록... 공중전은 KF-21이 한 수 위

"스텔스기는 허상이다" | KF-21의 미래를 묻는다

 

뉴스리더 박성수 기자 |

미국이 본격적인 무력행사에 돌입했다 이번에야 말로 압도적인 군사력의 일면을 공개한 셈이다.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인질 협상을 위해 일시 정지에 합의한 사이, 미국은 시리아에 보복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이라크 무장 세력은 현재까지 무려 61회 이상 현지 주둔 중인 미군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60명 이상의 병사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이에 미국 국방부는 F-15를 동원해 시리아 등지의 민병대 주요 거점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에야말로 중동 제패를 위해 칼을 뽑아 든 모양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부터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미국은 왜 스텔스기인 F-35가 아니라 4.5세대 멀티롤 전투기인 F-15를 동원한 걸까?

 

얼마 전 미국이 F-15 2기를 동원해 시리아 내 이란 혁명 수비대 무기 저장고를 공습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를 두고 “방어를 위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달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 병사 45명이 이란 연계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는 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미군에 대한 테러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이후 공식적으로 밝혀진 테러만 무려 61회에 달한다. 기간으로 따지면 평균 1일 1회 이상의 공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쯤이면 미국의 강력한 대응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오히려 자국 군인이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음에도 전격 참전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다만 이로 인해 주제의 의문점이 생긴다. 미국은 왜 F-35를 동원하지 않는 걸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제럴드 R. 포드급 항공모함과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배치했다. 언제든 중동을 폭격할 수 있도록 F-35C에 출격 대기 명령을 내린 것이다. 스텔스기라는 측면에서 F-35의 전략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당장 대한민국만 봐도 F-35를 킬 체인의 구심점으로 두고 있을 정도이다.

 

킬 체인은 우리가 북핵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KAMD와 함께 구축한 선제타격 체제를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도발 위험 발생 시 최대 30분, 적정 15분, 최소 10분 이내에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타격 체계다.

 

KAMD가 적의 도발, 다시 말해 핵미사일 등이 대한민국을 향해 날아오는 ‘중간’ 단계에서 요격을 위한 것이고 KMPR이 ‘피격 후’ 대량의 응징과 보복을 위한 것인 반면 킬 체인은 선제 대응으로 공격 행위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보다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 우리 군이 F-35를 킬체인의 핵심으로 두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F-35A는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춰 유사시 북한 지역에 은밀히 침투해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또 전자전 수행 능력 등 통합항전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최고 속도 마하 1.6, 전투행동반경 1,000km의 준수한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마치 F-35A만이 적진을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전투기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는 따지고 보면 스텔스기뿐만이 아니라 고성능 4.5세대 전투기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일례로 대한민국 역시 상황 발생 시 2분 내 현무-2B로 적의 전략 거점을 타격하고 10분 이내 평양에 도착한 F-15K가 공습을 가하다는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F-35를 동원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제 대응에는 F-35A보다 F-15K가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F-15K는 전장 19.4m, 전폭 13m, 전고 5.6m에 이르는 상당한 대형 기종임에도 최대 속력은 마하 2.5를 넘고 순항 속력도 마하 1.2에 육박한다. 또한 전투 행동반경 역시 최대 1,967km에 이르러 한반도는 물론 대만까지 작전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 심지어 이는 CFT와 외부 연료 탱크까지 탑재하면 편도 기준 5,500km까지 확장할 수 있다. 물론 탑재 무장을 극단적으로 줄였을 때의 이야기지만 F-15K로 인도네시아까지 대륙 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셈이다. 당면한 우리의 적이 눈앞의 북한뿐이면 오버 스펙이라 불러도 할 말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특히 남중국해를 둘러싼 필리핀, 인도네시아 그리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 상황을 떠올리면 되려 필수적인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남중국해의 분쟁에 휘둘릴 필요는 없지만 중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를 보유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전략적 요소나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F-15K의 차기 개량 목표인 F-15EX의 경우 280㎞ 이상 거리에서 적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AN/APG-82(V)1 AESA 레이더 등 5세대 전투기급 최신 항공전자 장비도 갖췄다. ‘이파스(EPAWSS)’ 전자전 장비, IRST, 세계 최고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미션 컴퓨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파스는 전자기 에너지를 수집하고 처리해서 조종사에게 360도 공중 시야를 제공하면서 적 위협을 미리 감지하고 교란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급변하는 전장 상황을 조종사가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는 대형 다기능 디스플레이 MFD도 설치되어 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F-35, 나아가 AI 기반 6세대 전투기까지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 공군은 정지되었던 생산 라인까지 부활시켜 F-15EX를 추가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F-35와 F-15는 편의상 5세대와 4.5세대로 나뉘었을 뿐 서로 담당해야 하는 작전 영역이 전혀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방비로만 한 해 1,000조가 넘는 예산을 쏟아붓는 미국 조차 F-35의 예상보다 높은 운용유지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로 F-35의 비행시간당 유지 비용은 약 4,635만 원이 넘는다. F-15가 3,695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0만 원 가량 비싼 셈이다. 얼핏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보통 전투기 수명을 30년 이상으로 보기 때문에 이 차이가 30년 이상 누적된다면 그 차이는 천문학적인 수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공중우세기로 설계된 F-15는 남다른 폭장량과 기동성을 앞세워 대부분의 작전에서 F-35보다 유리하다. 최신형인 F-15EX 기준으로 최대 무장 탑재량이 13.4톤에 달하기 때문이다. 직전 개량형인 대한민국의 F-15K가 11톤의 폭장량으로도 폭격기 임무를 대신 수행했음을 생각하면 F-15EX에 왜 ‘미사일 캐리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가 간다.

 

농담이 아니라 중국이 개발한 H-6K 폭격기의 최대 무장 탑재량이 12톤 남짓이니 정말 폭격기보다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는 셈이다. F-15EX는 무게가 2.3톤에 달하는 GBU-28 ‘벙커버스터를 포함해 항공 폭탄과 공대지 미사일 24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를 공대공 무장으로 전환할 시 16~22발에 달하는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데, 이는 평균적인 전투기의 무장보다 2~2.5배 많은 수준이다.

 

여기에 사거리만 200km에 달하는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120D 암람을 탑재한다고 가정하면 F-15EX 단 1기가 적 전투기 2개 편대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공중 우세‘ 전투기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걸프전 당시 총 250대의 F-15가 7,500회의 출격을 감행하면서 도합 101대가 넘는 적기를 격추했지만 단 1대도 추락하지 않는 전설 같은 전과를 남긴 적도 있다. F-15가 공중전에서 격추된 사례는 일본 항공 자위대가 훈련 중 실수로 AIM-9L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해 격추된 사례뿐이다. 이미 개발된 지 50년이 넘은 F-15는 F-22 개발 전까지 공중에서 마주칠 수 있는 모든 상대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했고 그렇기 때문에 전 영역에서 확실하게 우위에 설 수 있는 모든 설계가 총집약 되었다. 우리가 지금 F-22를 공중전의 최강자라고 평가하기 이전에 F-15가 있었던 것이다.

 

4.5세대 전투기의 첨병으로서 KF-21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F-35가 아니라 F-15에 좀 더 근접해 있다. F-35A의 최대 무장탑재량은 F-15EX의 50% 수준인 8.1톤 내외에 불과하다.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무장 탑재를 상당 부분 희생한 탓이다. 5세대 스텔스기는 개발이나 구입에 턱없이 높은 비용이 드는 데다 기동성은 떨어진다. 반면 4.5세대는 오히려 레이다나 전자장비의 성능이 현저하게 좋아져서 기동성을 포함한 전술적 효용가치가 높아졌다.

 

실제로 F-35는 양산이 진행될수록 갖은 문제점이 덩달아 튀어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21년 11월에는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에서 F-35B가 이함에 실패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수직 이착륙 기능을 탑재한 F-35B가 퀸 엘레자베스급 항공모함의 스키점프대를 이용한 이함 과정에서 연료 탑재 계산에 오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엔진 추진력이 부족해지면서 발생했다.

 

또 지난 9월에는 훈련 중 알 수 없는 오류로 조종 불능 상태에 빠진 파일럿이 비상 탈출로 F-35B에서 탈출하는 사건도 있었다. 황당한 건 오토파일럿이 켜져 있던 F-35B가 파일럿이 없는 상태에서도 한동안 비행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F-35B의 스텔스 구조 때문에 비행경로까지 파악할 수 없었고 철야 수색을 이어간 끝에 이튿날이 되어서야 미아가 된 F-35B 잔해 일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듯 이제 와 도입 비율이 늘어나면서 F-35 운용의 어려움도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아직 많은 나라들이 스텔스기의 운용 개념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다. 다시 말해 운용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반대급부로 국제무대에서 KF-21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F-35 엔진은 현존하는 전투기 엔진 중 하나이지만 슈퍼 크루징은 고사하고 가속력마저 떨어져 공중전에서 우위를 선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는다. 근접전은 고사하고 시계 외 교전조차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과정이나, 공격 후 이탈 과정에서 적기를 따돌리기 힘들 것이라 평가받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 싱크 탱크인 RAND 연구소에서 실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결과에 따르면 F-35는 중국의 J-11 상대로 전멸을 기록했다. 당시 RAND 측 평가는 "이 비행기는 속도, 선회, 상승 중에 잘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냉정히 봤을 때 F-35의 기동력은 이전 세대의 전투기들에 비해 가속력과 선회력, 회복력 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선회력은 순간과 지속성 모두가 부족한 형편이다. 스텔스 기능을 앞세운 F-35의 전략성은 분명 우수하지만 제공권 장악이 수행되지 않은 상태라면 전선에 투입하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KF-21은 이미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형 기체이다 보니 슈퍼 크루즈 기능은 마하 1.2가 한계지만 순간 최대 속력은 마하 1.8을 웃돈다. 게다가 공군의 강력한 주장으로 쌍발엔진을 탑재한 덕에 1,100km 이상의 전투행동반경을 보유하게 됐다. 그리고 여기에 자체 개발한 AESA 레이더와 EW Suit을 비롯한 전자전 장비를 탑재해 다양한 작전 영역에 대응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무장 탑재량이 7.7톤 내외인 것으로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10여 종의 GBU 계열 레이저유도폭탄뿐만 아니라 국산 Mk-82, MK-84 폭탄, KGGB부터 ADD가 개발 중인 ALCM 등 다양하고 폭넓은 무장을 운용하며 탑재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F-35A가 품 안의 비수라면 KF-21은 대한민국의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