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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F-22 격추했구나!" 폴란드 FA-50, 한국도 몰랐던 '이것'

'스핀 온' 실제 적용 사례

 

뉴스리더 박성수 기자 |
폴란드에 인도된 대한민국 FA-50에 수상한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대한민국은 문자 그대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FA-50GF 모델 7·8호기를 인도한 데 이어 지난 11월 6일, 12일 만에 9·10호기 인도를 완료한 것이다. FA-50GF 인도 텀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만약 지금 속도를 유지하면 폴란드와의 계약대로 연내 12대의 FA-50GF를 납품하는 것은 물론, 조기 납품까지 염두에 둘만 하다.

 

총선에 승리한 친독 성향의 폴란드 야당이 슬슬 대한민국 무기 체계에 시비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 하겠다. 더군다나 최근 필리핀에서 운용 중인 FA-50PH가 훈련 상황에 F-22를 격추하면서 주가가 한껏 높아졌다.

 

지난 9월, 대한민국과 총 48기의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는 우선 가장 급한 전력 공백을 만회하기 위해 FA-50GF 12기를 완제품 형식으로 납품받고 나머지 36기는 자국 공군의 요구 사항을 반영한 FA-50PL 모델로 현지 생산에 합의했다. 계획 대로라면 2025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순차 공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FA-50의 경우 K-2 흑표, K-9 자주포와 다르게 1차 계약만으로 48대 모두 인도가 합의되었기 때문에 관련 업계는 벌써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심지어 폴란드 공군은 벌써부터 FA-50GF에 특수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공군에서 운용하던 FA-50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 매우 흥미롭다. 그래서 오늘은 전투기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비밀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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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차세대 핵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의 첫 시험 비행을 가졌다.

 

B-2 스피릿은 지나치게 비싼 가격 떄문에 개발되었음에도 1대당 약 8,200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핵전략폭격기다. 웬만한 구축함의 건조비를 뛰어넘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B-21이 평범한 폭격기가 아니라 스텔스 폭격기이기 때문이다.

 

탑재 중량만 13.6톤이 넘는 이 거대한 핵전략폭격기를 스텔스로 운용할 수 있는 건 전 세계에서 미국뿐이다. 고고도 폭격이 가능한 폭격기가 레이더상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건 그것 자체가 이미 핵무기 이상의 전력임을 의미한다. 오죽하면 “스텔스 폭격기가 눈에 보인다는 건 네가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렷 듯이 이 정도 규모의 무기 체계를 스텔스로 운용하는 정신 나간 짓을 벌일 수 있는 건 전 세계에서 미국 뿐이다.

 

스텔스의 기본 원리는 레이더에서 방출한 전파를 흡수하거나 반사각을 달리해 되돌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형상 설계가 상당히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로 한다. 하물며 그 와중에 하늘을 날게 해야 하니, 어지간한 기술력으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게다가 어떻게 기껏 스텔스기를 만들 수 있다 하더라도 스텔스 도료를 주기적으로 덧칠해야 하므로 유지 보수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모된다. 다시 말해 설계 기술력뿐 아니라 충분한 경제성과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운용할 수 있는 게 스텔스기인 셈이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 쉽고 직관적인 방법도 존재한다. 그리고 이를 아주 영리하게 상용하고 있는 게 다름 아닌 폴란드다.

 

최근 SNS를 통해 폴란드에 인도된 FA-50GF의 매우 독특한 모습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FA-50GF 조종석 동체 하부에 칠해진 진한 회색의 도색 때문인데, 이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등 기존 FA-50 계열 항공기를 운용하던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던 특별한 위장 도색이다.

 

얼핏 봤을 때는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싶겠지만 이는 도그파이트 등 근접 공중전 상황에서 적 파일럿을 기만하기 위해 동체 하부에 가짜 조종석 모양을 칠해 놓은 것이다. ‘False Canopy’, ‘Fake Canopy’으로 불리는 해당 위장도색은 캐나다 공군이 운용하던 CF-18 호넷이 실전에 처음으로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더가 아니라 육안을 속이는, 매우 원시적인 형태의 스텔스기라 할 수 있다. 지상에서 봤을 땐 저게 효과가 있나 싶지만 음속을 넘나들며 시속 수백km로 비행하는 전투기 파일럿의 시야에서는 충분히 효과적이다.

 

게다가 CAS, SEAD 같은 지상 화력 지원 시에는 적군이 정확한 공격 지점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적의 대공화망을 교란할 수 있다. 특히 실제 전투기 상부에 위치한 중요 부분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미국이 근접항공지원만을 위해 설계한 공격기 A-10에서는 페이크 캐노피 도색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페이크 캐노피를 적용한 전투기는 공중전투 시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유리한 공격 위치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물론 현대 공중전은 하이엔드 전투기로 갈수록 도그파이트 같은 WVR 교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경공격기는 역내 안보 유지에 성능이 집중되어 있고 장기간 공중 체공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공격이 아닌 방어가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근접 교전이 발생할 확률도 높다.

 

기껏해야 20km 이내에서 벌어지는 근접 공중전에선 고도 경쟁이 핵심이다. 어떻게 상대의 뒤를 노리느냐가 관건인데, WVR 상황에서 파일럿은 고도변경 및 급격한 기동을 수행해야 한다. 일명 ‘포스트스톨 기동’이다. 동체를 쳐들어 급격한 감속으로 상대의 뒤를 잡는 코브라 기동이나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쿨비트 기동, 기체의 양력 한계를 거스르는 입체적 기동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무중력 기동 등이 모두 포스트스톨 기동의 일종이다.

 

파일럿은 시속 수백km로 비행하는 전투기에서 냉정함을 유지하며 적기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아무리 현대 전투기의 고성능 레이더가 뒷받침한다고 하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의 상황 판단은 여전히 인간 파일럿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찰나의 순간이라도 적 파일럿을 혼란하게 만들 수 있다면 페이크 캐노피 도색을 전투기에 적용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더군다나 FA-50은 A-10 이상으로 근접항공지원 능력이 뛰어난 전투기다. A-10의 실속 속도는 시속 220km를 웃도는 반면 FA-50은 시속 195km 이하로 알려져 있다. 이쯤이면 전투기가 아니라 헬리콥터와 비교해야 하는 수준이다.

 

저속인 만큼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적의 대공화망에 노출될 위험도 늘어난다는 뜻이다. KF-21 보라매처럼 기본적인 RCS 값이 낮다면 스텔스 기능에 의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FA-50은 적의 육안 관측을 기만할 필요가 있다. 기체의 생존률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다면 위장 도색에 들어가는 비용은 오히려 싼 편이다. 게다가 모든 나라가 대한민국처럼 우수한 레이더에 기반한 방공망을 구축한 것은 아니다.

 

단적으로 맨패즈만 하더라도 우선은 육안으로 전투기를 포착하고 조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엔 적외선 레이더의 냉각 문제가 있다. 45초 이내에 발사하지 않으면 그대로 유도 성능이 무용지물 수준으로 떨어져버리는 탓이다. 즉, 다시 말해 잠시간의 교란으로 공격기의 생존률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또 흔히 말하는 발칸포, 대공포는 여전히 육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소련의 ZU-23는 1960년대 개발되었지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공군을 격추하는 데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육안 관측으로 적기를 조준해서 발사하는 방식이다. 같은 소련 출신 국가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장비가 상당수 공유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폴란드 입장에서는 페이크 캐노피를 시도할 이유가 충분하다.

 

고급 대공포와 전자 시스템은 목표를 추적하고 정확하게 사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공격기의 방어 시스템 및 기동성도 큰 역할을 한다. 또한 지상과 공중 환경 요소도 영향을 미치므로, 정확한 확률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가능한 변수를 다양하게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전술의 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전투기 도색은 단순히 디자인이 아니라 분명한 전술적 목적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육안 기만, 즉 카모플라쥬 효과뿐만 아니라 전투기의 소속을 식별하고 아군과 적을 구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전투기의 도색은 기술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임무 및 운용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결정되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페이크 캐노피 도색을 처음으로 제안한 게 미국의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였던 키스 페리스라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 전투기 도색의 접근 방식을 재정립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처럼 민간 기술이 국방 분야에 적용되는 걸 ‘스핀 온’이라고 한다.

 

일례로 구축함의 상징인 ‘이지스 시스템’은 민수용 컴퓨터에 탑재되는 인텔 CPU를 똑같이 사용한다. 즉, 지금 해당 기사를 PC로 읽고계시는 10명 중 8명은 구축함의 이지스 시스템과 똑같은 장치를 사용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최대 서거리만 900km에 이르는 AGM-158 JASSM도 유도 및 항법 시스템의 대부분을 민수용 장비에 의존한다. 따지고 보면 고성능 내비게이션과 크게 다를 게 없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사례도 있다. 군사 기술이 민간으로 이전된 이 경우는 스핀오프라고 부른다. 가까운 사례는 여러분의 자가용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적용된 최신형 자동차의 디스플레이 계기판에는 전투기의 다기능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되었다. 그것도 이미 1970년대 개발된 극 초기형 F-16에 적용되었던 기술이다. 4세대 적용되었던 MFD 디스플레이는 현대 자동차 계기판이 인터페이스를 표시하는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아닌 게 아니라 전투기와 자동차는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둘 모두 높은 속도로 이동하면서 동시에 안전을 위해 되도록 조종간에서 손발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터페이스 제어를 위한 움직임을 최소로 제한해야 한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통칭 HUD 역시 전투기에 먼저 적용되었던 기술이다. 전투기의 HUD는 파일럿의 시선 위치에 속도와 고도, 항로 등을 기본 정보로 출력하고 적 전투기와의 거리, 록 온 여부 등을 표시한다.

 

전투기가 발전할수록 아날로그 계기판은 날이 갈수록 복잡해져 왔다. 졸지에 계기판 정보를 확인하다 교전 집중력을 잃은 판이었다. 이에 HUD는 파일럿의 시선, 전투기 진행 방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주요 정보를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는 자동차 역시 마찬가지다. 갈수록 계기판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다양해짐에 따라 운전자가 도로를 응시하는 자연스러운 시야에서 속도, 경로 안내, 경고 및 알람 등을 표시할 필요가 있어졌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전투기의 HUD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대략 10년의 텀을 두고 전투기 기술이 자동차 분야에 적용된다고 보고 있다. 터치스크린이나 제스쳐 컨트롤 역시 전투기에 먼저 적용되었던 기술이다. 2015년 미 해병대를 시작으로 초도 배치를 시작한 F-35가 대표적인데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F-35는 더 이상 F-16에 적용되었던 MFD로도 정보 제공을 감당할 수 없었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훨씬 직관적인 터치스크린 계기판이 적용되었다. 최신의 전기차가 에어컨부터 차량 구조물 제어까지 전부 터치스크린으로 조작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국가 경쟁력 확보에 있어 방위 산업이 핵심 산업 중 하나로 다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처럼 방위 산업의 발전은 결국 민간 기술력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극한의 상황에서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FA-50PL에 적용될 새로운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또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